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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약, 속 쓰려도 임의로 끊으면 안돼"... 관절 수명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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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행성 관절염을 비롯한 근골격계 질환 치료에서 소염진통제는 통증 완화와 염증 조절을 돕는 주요 약물로 널리 쓰인다. 하지만 약물을 장기간 복용하는 과정에서 속쓰림이나 소화불량 등 위장관 장애가 동반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문제는 이러한 위장 장애가 우려되어 환자 임의로 복약을 중단할 경우, 관절 내 염증이 방치되어 연골 손상이 가속화되거나 통증이 만성화될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정형외과 전문의 신동철 원장(연세신동정형외과)과 함께 소염진통제 복용 시 주의해야 할 위장 장애의 위험 신호와 발생 기전, 그리고 관절 수명을 안전하게 연장하기 위한 올바른 약물 관리법을 자세히 짚어본다.

진료실에서 관절염 약 복용 후 속쓰림 등 위장 장애를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은 편인가요?
네, 진료실에서 관절염이나 허리 통증으로 소염진통제를 복용한 후 위장 장애를 호소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약 복용 후 속이 쓰리거나, 소화가 안 되거나, 신물이 올라온다고 느끼는 경우가 잦습니다. 특히 고령 환자분들은 평소 위가 약하고, 아스피린이나 고혈압 약 등 다른 질환으로 병용 투여하는 약물이 많아 이러한 증상이 더욱 자주 발생합니다. 문제는 많은 분들이 이를 약으로 인한 증상으로 여기기보다, 본인의 위가 약해서 아프다고 오해하시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단순한 소화불량으로 오해하기 쉬운데, 진통제로 인한 위장 장애 중 특별히 주의해야 할 위험 신호가 있다면요?
명치가 약간 쓰린 정도는 비교적 흔한 불편감입니다. 하지만 속이 타는 듯한 쓰림이 잦거나, 야간이나 새벽에 통증이 심해 수면을 방해한다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평소와 다른 심한 소화 불량, 소량의 식사에도 체한 느낌, 지속적인 가스 참, 식사와 무관한 명치 통증, 허리 쪽으로 퍼지는 통증이 있다면 진료를 권장합니다. 특히 흑색변을 본다면 매우 위험한 신호입니다. 붉은 혈변이 하부 위장관 출혈을 의미한다면, 흑색변은 위나 십이지장 등 상부 위장관에서 발생한 출혈이 소화 과정을 거쳐 검게 변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에는 지체 없이 병·의원을 방문하셔야 합니다.

위장 장애가 우려되어 임의로 진통제 복용을 중단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 경우 관절염 치료에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나요?
위가 걱정된다는 이유로 환자 스스로 약 복용을 중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관절염은 염증과 통증을 함께 관리해야 관절 기능을 유지하고 질환의 진행을 늦출 수 있습니다. 진통이나 소염 조절이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활동량이 줄고 관절이 더욱 굳어져 병의 진행이 가속화될 수 있습니다. 또한, 통증이 만성화되면 추후 고용량의 약물이 필요해지거나, 주사 및 수술적 치료로 전환해야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위장 증상이 발생한다면 임의로 단약하기보다, 담당 주치의와 상의하여 통증 치료와 위장 보호를 병행할 수 있는 대안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염진통제가 위장을 자극하고 부담을 주는 의학적 원리는 무엇인가요?
소염진통제는 체내에서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이라는 물질의 생성을 억제하여 염증과 통증을 줄이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이 프로스타글란딘은 관절에서는 염증 반응을 유발하지만, 위에서는 점막을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따라서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면 위 점막을 보호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의 생성까지 저해되어 위점막 방어 기능이 약화됩니다. 이로 인해 위산 자극에 취약해지며, 점막이 쉽게 헐거나 미란, 심하면 위궤양까지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입니다.

속쓰림을 참고 소염진통제를 지속해서 복용할 경우, 위 점막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발생하나요?
초기에는 단순한 자극으로 인한 속쓰림이나 더부룩함으로 나타납니다. 하지만 점막이 약해진 상태에서 위산 자극이 지속되면, 피부가 벗겨지듯 점막 표면이 헐고 미란이 발생합니다. 증상이 더욱 진행되면 점막이 심하게 손상되는 위궤양으로 악화합니다. 이 과정에서 출혈이 동반되어 흑색변이나 피가 섞인 구토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만성적인 출혈은 빈혈, 어지럼증, 실신 등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특히 고령 환자나 위궤양 병력이 있는 분들이 고용량 소염진통제나 아스피린 등 항응고제를 병용할 경우, 이러한 합병증 발생 위험이 더욱 증가합니다.

소염진통제 처방 시 위장약을 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존에 주로 사용되던 위 보호제들의 특징과 한계는 무엇이었나요?
정형외과에서 소염진통제를 처방할 때 위 보호 약물이나 제산제를 흔히 병용합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제산제나 알지네이트 제제는 위산을 중화하거나 역류를 줄여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궤양 예방 효과에는 제한이 있었습니다. h2 수용체 길항제(h2ra)는 위산 분비를 줄여주지만, 장기간 사용 시 약효가 감소하는 내성 발생이 보고되었습니다. 프로톤펌프 억제제(ppi)는 오랫동안 위산 억제 치료의 표준 약제로 사용되어 왔으나, 일반적으로 식전 복용이 권장되고 약효 발현까지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는 한계가 존재했습니다.

최근 주목받는 p-cab(칼륨 경쟁적 위산 분비 차단제) 계열 위장약은 기존 약제와 비교해 어떤 장점이 있으며, 식사와 무관한 복용이 실제 진료 현장에서 큰 도움이 되는지요?
p-cab 제제는 위벽 세포의 프로톤 펌프를 칼륨과 경쟁하는 방식으로 억제하여 위산 분비를 줄이는 기전을 가집니다. 이 약물은 기존 제제에 비해 비교적 빠르게 위산 억제 효과가 나타나고, 일정 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산 억제 효과를 유지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복약 편의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관절 통증 환자분들 중에는 식사 시간이 불규칙하거나 아침을 거르는 경우가 많아 식전 복용이 권장되는 기존 약제는 효과가 떨어질 우려가 있었습니다. 반면 p-cab 계열은 음식 섭취와 무관하게 복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환자가 약을 빠뜨리지 않고 꾸준히 복용할 가능성을 높여줍니다. 이는 장기적인 위장 보호에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국내에 출시된 p-cab 계열 약제 중, 소염진통제를 장기 복용하는 관절염 환자 입장에서 특별히 주목해야 할 성분이나 특징이 있다면요?
대표적인 p-cab 계열 성분으로는 테고프라잔, 펙수프라잔, 자스타프라잔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위산 분비 억제의 한계를 보완해 빠르고 안정적인 효과를 내지만, 허가받은 적응증과 임상적 세부 특징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소염진통제를 장기 복용하는 환자라면 '소화성 궤양 예방'에 대한 적응증과 임상 근거를 갖추고 있는지가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펙수프라잔(fexuprazan) 성분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펙수프라잔 20mg은 최근 소염진통제를 장기간 복용해야 하는 성인 환자의 소화성 궤양 예방 목적으로 허가를 받아 치료 및 예방 옵션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근골격계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에서도 기존 약제인 란소프라졸(lansoprazole) 15mg과 비교해 내시경으로 확인된 궤양 발생률에서 비열등성을 입증했습니다. 또한 급·만성 위염 환자의 위 점막 미란 개선에 대한 허가도 보유하고 있어 위장관 전반의 보호와 치료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위장 장애가 두려워 약을 끊고 통증을 무작정 참는 것이 의학적 관점에서 왜 위험한가요?
아픈 것을 참으면 스스로 병을 이길 수 있다는 오해를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통증이 만성화되면 뇌의 통증 회로 자체가 변하는 '중추 감작' 현상이 일어납니다. 또한 염증이 방치되면 관절 연골의 파괴 속도가 가속화되어, 결국 보존적 치료가 불가능하고 수술만이 유일한 해결책이 되는 상태에 이를 수 있습니다. 정형외과 전문의로서 강조하고 싶은 점은, 안전한 약물 복용을 통한 조기 치료가 향후 큰 수술을 막는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라는 것입니다.

'정형외과 약은 유독 독해서 위를 상하게 한다'는 속설이 있는데, 이는 의학적 사실인가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정형외과에서 주로 처방하는 소염진통제가 기전상 위 점막 보호 물질을 억제하므로 위장에 부담을 주는 것은 의학적 사실입니다. 하지만 무조건 위를 버린다는 것은 오해입니다. 현대 의학은 진통제라는 공격을 막아낼 강력한 방어제인 위 점막 보호제도 함께 발전시켜 왔습니다. 최근 도입된 p-cab 제제와 같은 약물은 진통제와 병용 시 위 점막만을 선택적으로 정교하게 보호합니다. 독한 약이 문제가 아니라 적절한 보호제 없이 임의로 약을 복용하거나 중단하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위장 장애 우려로 치료를 망설이는 환자분들께 당부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진통제를 장기 복용하면 위가 상할까 두려워 통증을 참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통증 치료와 위장 보호를 함께 고려할 수 있는 다양한 치료 방법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속쓰림이 발생하더라도 약을 임의로 중단하지 마시고, 담당 의사와 상의하여 적절한 위 보호제를 추가하거나 용량을 조절하시기 바랍니다. 통증 관리와 위장 보호를 통합적으로 접근하는 전략을 세우면 관절염 치료를 이어가면서 위장 건강도 안전하게 지킬 수 있습니다.

수많은 수술을 집도하신 입장에서, 수술 없이 관절 질환을 치료하는 '비수술 치료'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아이러니하게도 수술을 수없이 집도해보았기에 그 무게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비수술 치료의 핵심은 '적절한 시기'입니다. 염증이 관절을 돌이킬 수 없이 파괴하기 전에 적절한 약물 치료, 주사 치료, 재활 치료를 병행하면 수술 없이도 본인의 관절을 충분히 보존할 수 있습니다. 약물 부작용을 우려해 임의로 단약하고 버티다 관절염이 심각하게 악화되어 결국 수술대에 오르는 환자분들을 뵐 때마다 큰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관절의 수명을 늘릴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쉬운 방법 한 가지를 꼽아주신다면요?
관절 수명을 갉아먹는 가장 치명적인 요인은 무관심과 방치된 염증입니다. 많은 분이 연골이 닳는 현상에만 우려를 표하실 뿐, 관절 내 염증이 연골을 손상시키는 과정에는 관심이 부족합니다. 가장 핵심적인 조언은 통증을 참지 말고 적극적으로 조절하라는 것입니다. 위장 장애가 걱정되어 약물 복용을 회피하는 동안 관절의 수명은 지속해서 단축됩니다. 안전하게 염증을 통제하는 것이 관절 수명을 10년, 20년 연장하는 비법입니다.

관절염 약은 한 번 먹기 시작하면 평생 끊을 수 없다는 우려 때문에 복용을 망설이는 분들이 많은데, 정말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질환 초기에 약물로 염증을 철저하게 조절하면 추후 약을 완전히 끊을 수 있는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실제 문제는 약이 독할까 봐 임의로 복용과 중단을 반복하는 '복약 불순응'에서 기인합니다. 이 경우 약효가 저하되고 질환은 만성화되어, 결과적으로 더 오랜 기간 고용량의 약에 의존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환자가 겉으로 느끼는 통증의 강도와 실제 관절 내부의 손상 정도는 어느 정도 일치하나요?
5천 번 넘게 환자분들의 관절 내부를 직접 열어보며 확인한 바에 따르면, 주관적인 통증의 정도가 관절 손상 정도와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습니다. 영상 검사나 수술실에서 확인했을 때 관절 손상이 매우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통증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관절 연골에는 신경 세포가 없어 다 닳아 없어질 때까지 침묵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당장 수술해야 할 만큼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지만 실제 관절 상태는 양호한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본인의 주관적인 통증에만 의존하지 마시고, 임상 경험이 풍부한 정형외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에 따라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불필요한 수술을 막고 관절을 지키는 가장 지혜로운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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